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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소설 리뷰 - 모든 직장인에게 보내는 유쾌한 위로!

 

 
언러키 스타트업
「좋좋소」보다 눈물겹고 「술꾼 도시 여자들」 만큼 유쾌하다! 『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작가 첫 소설 통통 튀는 유머로 그리는 스타트업의 웃픈 현실 『젊은 ADHD의 슬픔』을 통해 단번에 주목할 작가로 떠오른 정지음의 첫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언러키 스타트업』은 매일같이 비현실적인 사건사고들이 벌어지는 ‘언러키’한 스타트업에서의 ‘일상’을 26편의 에피소드로 풀어낸 시트콤 소설이다. 브런치와 문학잡지 《릿터》 연재 지면을 통해 선보인 일부 에피소드는 SNS에서 “췌장이 튀어나올 만큼 웃었다.” “글을 보면서 이렇게 웃는 건 처음이다.” “너무 재밌게 읽는데 눈에서 눈물이 난다.”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현실과 싱크로율 100퍼센트를 자랑하는 언러키 스타트업의 상황과 오직 유머로 이를 돌파해 내는 다정의 이야기는 쓰라린 공감과 그 이상의 해방감, 멈출 수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정지음의 통통 튀는 유머로 뻗어 나가는 무섭도록 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게 재미있는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은 나의 회사 생활을 진단해 보는 SGC(시궁창) 테스트로 시작한다.
저자
정지음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2.10.07

 


 

안녕하세요! 일주일만에 쓰는 책 리뷰입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소설은 정지음 작가의 <언러키 스타트업> 입니다. 정지음 작가는 <젊은 ADHD의 슬픔>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ADHD를 고백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 준 작가인데요. 에세이를 주로 쓰는 작가였는데 소설책은 어떨까, 했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정지음 작가의 특유의 재치있는 문체가 잘 드러나는 소설이었어요. 
 
언러키 스타트업은 '도대체 이딴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지?' 싶을 정도로 언러키한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다정 주임이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막장에 아무 여자에게나 추태를 부리는 이상한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도 어떻게든 정신줄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요. 읽으면서 너무 슬프고(?) '직장인의 삶이란 다 이런 것인가...' 싶으면서도 유쾌해서 깔깔 거리며 읽은 작품입니다.
 


책 속의 문장

- 진정한 용사는 사장님과 싸우는 게 아니란다.
- 그러면?
- 출근을 그만두고 싶은 자기 자신과 싸우는 거지.
- 오잉.

 

- 다정아, 언니는 네가 사장님보다는 돈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음 좋겠어. 애초에 돈 자체가 더러워서 돈 버는 일도 더럽고 치사한 거거든. 앞으로도 네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돈을 벌고자 한다면, 결국 이 정도 더러운 꼴은 감수해야 할 거야. 명심해. 꽃밭에서는 절대로 돈이 나오지 않아.
- ...........
- 돈 나오는 곳은 전부 시궁창이야. 자본주의 사회의 절대 진리지.

 
위 두 단락은 힘든 직장생활에 위로가 되어줄 것 같아 적어보았습니다 ㅠㅠ 별 일없어도 너무나 가기 싫은 회사...
 

불쾌한 흥분에 가득 차 원래 거무죽죽한 얼굴이 시뻘개진 채였다. 사람이 어쩌다가 저렇게 달걀 장조림에 실수로 찍 쫘버린 케찹 같은 안색을 갖게 된 것일까?

 
정지음 작가의 재밌는 표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라 가져왔습니다. 다른 책도 보시면 재밌는 표현들이 많아요. 비유를 되게 유쾌하게 한다고 할까..?
 

취업 준비생 시절의 나는 캔디형 소녀가 힘날 일 없어도 불굴의 의지로 힘을 쥐어짜는 콘텐츠에 절어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 속 성장 서사에 감화되어 나도 세상에 대한 예습을 마쳤다고, 나갈 준비가 되었다고 착각했다. 종국에는 시련만이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괴상한 성장론까지 품게 된 후였다.

 

대표들 마법의 주문은 '빨리빨리', '싸게싸게' 였지만, 일이란 정직했다. 빨리빨리 싸게싸게 만든 것들은 그저 그만큼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대체 여길 왜 다니고 있는 것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카드값 고지서에 적혀 있었다. 내가 희망찬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질러 버린 과거를 수습하며 사는 인간이라 그렇다. 하지만 밥 먹고 술 먹고 옷 입고 사는 게 그리 큰 죄인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었다.

 

통증과 치욕에 떠는 박국제를 보며 이런 촌극을 상영하는 곳은 역시 회사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조금쯤 인생을 긍정하게 되었다. 삶은 부당하지만 가끔씩 아주 멋진 인과응보를 보여주었다.

 

온전한 내 편 같은 건 환상일지도 모르겠어. 나 스스로 나의 위로가 되어야 해. 생각하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직장인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이 질문을 하면 수진 언니나 지구는 '월급날'이라고 말한다. 혜은 씨는 단연코 '주말'이란다. 그러나 돈은 사라진다. 주말은 반드시 월요일을 동반하기에 잠깐의 응급처치에 지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직장인이 행복을 감지할 때는 더 불행한 나락으로 처박혔을 때 뿐이다. 불행의 끝까지 내몰려 그나마 살 만했던 과거를 복기할 때.
'차라리 예전이 나았지.'라는 너절한 그리움 속에서만 행복이란 허상을 맛볼 수 있다.

 

저 볼기짝 같은 싸대기 한 대만 쳐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 내일채움공제 만기가 한참이나 남았고, 월급날마다 꼬박꼬박 엄마에게 생활비를 부쳐야 하며, 동생 용돈도 조금 쥐여 주고 남은 돈으로 내 원룸 월세나 교통비, 통신비도 해결해야 하니까 말이다.

 

인간들이 그렇더라. 왜냐하면 자긴 불행하거든. 거지 같은 회사 당장이라도 때려 치우고 싶은데 어거지로 다니고 있거든. 그래서 회사 생활 행복해 죽겠다는 사람만 보면 개심보가 튀어 나오는 거야. 악플도 좋은 회사 에피소드에 제일 많아. 진짜 생트집 잡아서 오만 걸로 패더라고.

 

갑을 전쟁도 엄연히 '전쟁'이라구요!

그 말을 오래 곱씹다가 비로소, 전쟁의 함정을 깨달았다.

싸움에는 늘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승자를 숭배하고 패자를 멸시하지만, 사실은 덜 다친 쪽과 더 다친 쪽으로 나뉠 뿐이었다. 그렇다면 진짜 전쟁이란 서로간의 싸움만이 아니었다. 양껏 싸운 후 파괴된 것들의 복구. 바로 그것까지가 진정한 전쟁이었다.

 


회사생활의 긴장감을 조금 늦추고 싶으신 분들, 간만에 힐링하고 싶으신 분들은 마지막에 통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이 소설을 추천드립니다. 위에 적은 문장들과 다르게 재밌는 부분이 아주 많으니까요. 

 


 

같은 작가의 책 추천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우리 모두 정상이 아닌 부분이 있음을 깊이 공감하게 하면서, 한편으로 그 절망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지들을 위트 있게 들려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젊은 ADHD의 슬픔》의 정지음 작가. 이번 두 번째 책에서는 우리 사이의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그래서 미칠 듯한 감정들을 들여다보면서 작가 특유의 솔직하고 유쾌한 감성을 풀어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사랑한 실망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게 되고, 작가가 들려주는 ‘세계와 세계가 부딪치는 소리’들을 들으며 자신 또한 같은 소리를 경험했음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먼 나랑 이웃 너랑’ 사이에 느낀 소소한 기쁨의 순간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
정지음
출판
빅피시
출판일
2022.02.09

 

 
젊은 ADHD의 슬픔
8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인 정지음 작가의 『젊은 ADHD의 슬픔』이 출간되었다. 『젊은 ADHD의 슬픔』은 저자가 성인 ADHD 진단을 받은 25세의 어느 하루에서 시작한다. 깜빡 잊어버리고 뭐든 잃어버리는 실수투성이 삶에 익숙했던 그는 진단 후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성격적 개성이라고 생각했던 특성들이 단지 질환의 증상일 뿐이라는 허무함과 괴로움, 어린 시절에 ADHD 치료를 받았다면 남들처럼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을 거라는 후회와 미련. 위로를 얻고자 비슷한 고민을 하는 ADHD 환자들의 이야기를 찾아보지만 전문 의학서의 차가운 ‘사실’들만 마주해야 했던 저자는 ‘흩날리는 집중력’을 붙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써 보기로 다짐한다. 『젊은 ADHD의 슬픔』은 엉망진창 실수투성이인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따뜻하게 품어 주는 화해의 기록이다. 못난 자신 때문에 외롭고 괴로운 모든 이를 향한 위로의 손길이기도 하다.
저자
정지음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1.06.25

 

 
오색 찬란 실패담
오늘도 약속을 어기고, 실수를 반복하고, 잘못을 저질렀다. 작심삼일에 그친 계획들은 결국 고스란히 실패 목록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좌충우돌, 실수 연발인 일상을 보내며 우리는 가장 먼저 스스로를 구박한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내 인생엔 혹시 불발탄만 장전되어 있나?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여기, 자신의 불행과 실수를 위안 삼아 당신의 실패를 껴안으라고 말하는 넉살 좋은 작가가 있다. 《젊은 ADHD의 슬픔》으로 칙칙한 과거의 기억을 전무후무한 솔직함과 발랄함으로 재창조해 낸, 정지음 작가다. 심난한 상황, 심각한 분위기, 캄캄한 미래 앞에서 걱정을 담아 안부를 묻는 이들에게 그는 당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래 보이나요? 심각한 건 아닙니다.” 작가는 세상천지에 널린 실패들을 거들떠보지 않은 탓에 그들이 빛을 잃어간다고 말한다. 대책 없이 덮어두고 쌓아두는 바람에 실패가 삶을 더 불운하게 옭아맬 수밖에 없는 거라고. 성공이 제일이라는 세상의 헛된 포장지를 벗겨내 보면, 고유의 색을 가진 실패들이 얼마나 ‘오색 찬란’하게 삶을 빛내고 있는지 아는가? 《오색 찬란 실패담》은 당신이 겪은 실패의 퍼스널 컬러를 단번에 찾아줄 한 권의 스펙트럼이다. 읽기만 해도 웃프고, 되려 위로해 주고 싶을 만큼 암담하지만, 어떤 성공보다도 찬란한 실패의 비범한 면모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정지음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2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