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이금이
- 출판
- 밤티
- 출판일
- 2021.09.10
☞ 장르: 청소년, 드라마, 일상, 힐링
☞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 추천도: ★★★★★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거의 15년 만에 다시 읽었다. 초등학생 시절 독서퀴즈 금상받으려고 읽었던 책이다. 청소년 필독서다. 그렇지만 다 큰 어른에게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미르네 부모님이 이혼하고 미르의 엄마가 시골 월전리 마을의 진료소장이 되면서 벌어진다. 미르는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전학을 온다. 미르는 소희, 바우와 처음에는 담을 쌓고 지내다가 자신의 슬픈 얼굴을 내비추게 되면서 그들과 가까워지게 된다. 미르, 소희, 바우는 각각의 아픔이 있다.
미르는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빠가 재혼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소희는 어릴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재혼을 하셨다. 그래서 혼자 할머니 병간호를 하며 지내고 있다. 바우는 엄마가 어릴 적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아빠와 둘이 살고 있다.
세 친구는 각자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책 속 문장들
이제 열세 살인 미르는 얼마큼 오래 살아야 오백 살이란 나이를 먹을 수 있는 건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그 세월동안 한 자리에 붙박인 채 서 있었을 걸 생각하자 가지 하나 하나가 나무가 겪은 일 같아 보였다. 그러자 지금 벌어진 일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얼핏 스쳐 갔다.
- 본문 중에서(미르)
미르는 처음 이사 온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이 두렵고 싫다. 무엇보다 아빠와 떨어져 살아가야하는 것이 싫다. 미르에게 가족은 언제나 세사람이었다.
그런 미르의 집 앞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그 느티나무를 바라보며 미르는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책에서 '상처 입은 조개만이 진주를 키울 수 있다.'는 구절을 읽었다. 조개 속의 상처가 시간을 거치면서 진주가 된다고 했다. 나는 내 마음을 조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주를 키우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상처 입는 일이 크게 무섭지 않은 것 같다.
- 본문 중에서(소희)
소희는 할머니를 간병하며 살아가지만 어른들이 자신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막무가내로 떼쓰고 무작정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미르가 미우면서도 부럽기만 하다.
작가가 꿈인 소희는 언제나 상처를 자신의 방식으로 치유하는데 능하다. 소희는 자신이 상처받은 조개가 되는 상상을 하며 자신을 위로한다.
용서할 수 없는 건 추억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미르가 부러웠다. 그 애가 자기 아빠를 용서할 수 없는 건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소희)
바우는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바우는 자신의 아빠가 진료소장님(미르 엄마)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동안 심란한 마음을 갖기도 한다.
바우는 미르가 날카롭게 구는 이유를 이해했다. (중략) 그래서 그 아이를 보면 엉겅퀴꽃이 생각났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가시 같지만 만져 보면 부드러운 엉겅퀴꽃. 어쩌면 다른 사람보다 여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 가시 돋친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 본문 중에서(바우)
바우 역시 소희처럼 세심한 아이다. 사람을 꽃에 비유하기도 하고 꽃을 그리는 일을 좋아한다. 바우는 선택적 함구증을 앓고 있는 만큼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상사화는 잎이 다 말라 버려 그 자리에 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즈음 꽃대가 올라온다. 잎과 꽃이 함께 피는 다른 꽃들과 달리 잎이 자랄 땐 꽃이 없고, 꽃이 필 땐 잎이 없다. 아빠가 특별할 게 없는 꽃을 엄마 산소 옆에 심은 건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그래서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은 꽃이기 때문이다. 그제야 아빠의 외로움도 보이기 시작했다.
- 본문 중에서(바우)
엄마, 이 꽃 이름이 뭔 줄 아세요? 하늘말나리예요.
(중략)
백합이나 원추리 같은 다른 백합과 꽃들은 꽃이 땅을 내려다보고 피는데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향해서 핀대요. 그 모습이 뭔가 소원을 비는 것 같아요.
- 본문 중에서(바우)
너도 하늘말나리야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 본문 중에서(바우)
바우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자기 자신과 대화하며 굳세게 살아가는 소희가, 하늘을 보며 자라는 하늘말나리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바우는 하늘말나리의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 아래에 '소희를 닮은 꽃'이라는 말을 써 넣는다.
소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소희는 작은아빠의 가족들과 살게 되면서 월전리 마을을 떠난다. 그때 미르와 바우가 소희와 작별인사를 하면서 소희에게 하늘말나리 그림을 선물한다.
차가 출발하려는 순간 차창을 내린 소희가 말했다.
"너희들도 하늘말나리야!"
미르와 바우는 느티나무 아래에 서서 소희를 태운 트럭이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 본문 중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하늘을 보며 자라라는 의미. 그리고 미르와 바우 역시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살길 바란다는 소희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는 인사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2편 <소희의 방>이라는 작품으로 이어진다.
- 저자
- 이금이
- 출판
- 밤티
- 출판일
- 2021.09.10
- 저자
- 이금이
- 출판
- 밤티
- 출판일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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