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12)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원, 백온유 장편소설 리뷰 : 2019년 창비 청소년 문학상 높은 곳에 서려면 언제나 용기가 필요했다. 유원 진심을 눌러 담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건네는 백온유 장편소설 『유원』.십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여덟 살 주인공 ‘유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날 화재 사건에서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받아 내면서 몸도 삶도 망가져 버린 아저씨, 외로운 나날 가운데에서 훌쩍 다가온 친구 수현 등 관계 속에서 겪는 내밀한 상처와 윤리적 딜레마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가족을 향한 부채감, 자기혐오, 증오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선이 시종 아슬아슬하게 흐르며 긴장을 자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과 청소년심사단 146인에게서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 친밀한 이방인, 소설리뷰 (드라마 안나 원작, 정한아 장편 소설) 친밀한 이방인《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이래 서정적인 문체로 동세대 인간 군상의 생을 연민하고 긍정해온 소설가 정한아의 세 번째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 한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을 훔친 비밀스러운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이다. 우리 모두가 필연적으로 속해 있지만 대개는 불완전한 형태일 수밖에 없는 가족이라는 틀에 대해 오랜 시간 사유해온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그 천착의 결과를 미스터리 서사로 풀어내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칠 년 동안이나 소설을 쓰지 못한 소설가 ‘나’는 어느 날 신문에서 흥미로운 광고를 발견한다.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신문 전면에 어떤 소설의 일부가 실려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던 .. 어느 날의 나, 이주란 : 현대문학 핀시리즈42 소설 후기, 좋은 문장 모음 어느 날의 나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마흔두 번째 소설선, 이주란의 『어느 날의 나』가 출간되었다. 주인공 ‘유리’가 3개월에 걸쳐 써내려가는 기록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적당한 거리를 지키며 서로를 아끼고 살아가는 이들의 연대하는 삶을 덤덤하게 그린 소설이다. 2021년 『현대문학』 11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작품이다. 저자 이주란 출판 현대문학 출판일 2022.08.25 언제나 가볍게 읽기 좋은 현대문학 핀시리즈. 출퇴근 길에 가볍게 읽기 좋다. 소설 분량도 항상 150페이지 내외로 짧고 들고 다니기 좋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다채로운 내용이 있어 좋다. 사람사.. 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소설 리뷰 - 모든 직장인에게 보내는 유쾌한 위로! 언러키 스타트업 「좋좋소」보다 눈물겹고 「술꾼 도시 여자들」 만큼 유쾌하다! 『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작가 첫 소설 통통 튀는 유머로 그리는 스타트업의 웃픈 현실 『젊은 ADHD의 슬픔』을 통해 단번에 주목할 작가로 떠오른 정지음의 첫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언러키 스타트업』은 매일같이 비현실적인 사건사고들이 벌어지는 ‘언러키’한 스타트업에서의 ‘일상’을 26편의 에피소드로 풀어낸 시트콤 소설이다. 브런치와 문학잡지 《릿터》 연재 지면을 통해 선보인 일부 에피소드는 SNS에서 “췌장이 튀어나올 만큼 웃었다.” “글을 보면서 이렇게 웃는 건 처음이다.” “너무 재밌게 읽는데 눈에서 눈물이 난다.”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현실과 싱크로율 100퍼센트를 자랑하는 언.. 천선란, 랑과 나의 사막 / 현대문학 핀시리즈 43 랑과 나의 사막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마흔세 번째 소설선, 천선란의 『랑과 나의 사막』이 출간되었다. 2022년 『현대문학』 1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작품은 ‘전쟁의 시대’에 만들어졌다가 기능이 정지된 채 사막에 파묻혀 있던 로봇 ‘고고’에게 생명을 준 인간 ‘랑’이 사망하자, 랑이 가고 싶어 했던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 고고가 홀로 길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2019년, ‘국내 SF 아포칼립스의 정석’이란 극찬을 들은 『무너진 다리』로 혜성처럼 등장한 천선란은 뒤이어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밀려드는 감정의 파도에 그대로 잠기고 싶은 소설”(김초엽) 여덟 편을 담은 『.. 청소년소설/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 책리뷰 너도 하늘말나리야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 시리즈의 첫 책! 달라진 시대 의식, 성인지 감수성 적극 반영! 1999년에 첫 출간된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2005년에 청소년으로 독자 대상을 넓혔다. 그리고 2007년에 한 번의 개정 작업을 거쳤으니 정확하게 하자면 이번 책은 재개정판이다. 그 사이 변화한 농촌 환경이나 개선된 인권 의식, 성인지 감수성 등을 다시금 살펴보고 반영할 수 있어 다행이고 기쁘다. ‘하늘말나리’는 소희를 상징하는 꽃이다. ‘나도 하늘말나리야’란 제목을 붙이게 된 까닭은 소희가 작품 속에서 그만큼 자기 자리를 넓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독자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쓴 독서 감상문을 본 적이 있는데 마지막 문장이 ‘나도 하늘말나리야!’였다. 독자와 통했음.. 소설리뷰 / 천 개의 파랑, 천선란 / SF소설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천 개의 파랑 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동반자를 잃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끝없는 애도를 반복하는 ‘보경.. 청소년소설 / 마리오네트의 춤, 이금이 리뷰 마리오네트의 춤 “그 애가 사라졌다.” 한 아이가 사라지고, 이야기가 도착했다. 교무실 책상 위에 놓인 종이 묶음. 10309, 10312… 반 번호를 제목으로 내세운 아이들의 이야기 속엔 무단결석 중인 ‘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펼쳐지는 봄이 이야기는 허풍과 과장에 가까워 믿기 힘들었다. 뚱뚱한 그 애의 몸을 보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프라하에서의 추억, 첫 키스와 고백, 잘생긴 대학생 남자 친구라니! 하지만 가슴속에선 자꾸만 진실을 향한 질문들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봄이는 왜 갑자기 사라진 걸까? 줄에 매여 조종당하는 마리오네트는 과연 누구일까? 그 애일까, 우리일까? [줄거리] 봄이가 무단결석을 한 지 나흘째 되던 날, 담임 선생님 책상 위엔 출처를 알 수 없는 종이 묶음.. 이전 1 2 다음